어렸을 때 아플때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이다. 며칠 전 전화통화로 몸이 좀 안 좋다고 말씀드렸더니 또 "병원 가서 주사 맞고 금방 낫는다"며 몇 달 전 동생도 몸살을 앓았을 때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 나았다고 하신다.
사실, 한국에서 병원에 가면 질병에 관계없이 꼭 주사를 맞았다. 그래서 난 어렸을 때 병원은 주사 놓는 곳인 줄 알았다. 뿐만 아니라, 주사를 맞기 위해 엉덩이를 까고 그 다음 바늘을 찌를 때의 아픔을 속이기 위해 (대부분 여자인) 간호사가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짝 때리고... 결코 유쾌한 경험은 아니지만 "빨리 낫는다"는 믿음으로 견뎌 냈다. 지금도 많은 어른들은 병원에 가서 주사를 꼭 맞아야 병이 빨리 낫는 것으로 믿고 계신 것 같다. 정말 "주사 맞으면" 금방 나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 약을 먹는 것 보다 주사를 맞으면 혈관내로 약물이 빨리 들어 가는 장점은 있으나 이것이 대부분의 병을 더 빨리 낫게 한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갑자기 많은 약물이 한꺼번에 혈관안으로 들어가게 되어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과잉의 약물이 잘못하여 주사로 투약될 경우에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약을 먹었을 때에 비해 제한이 된다. 뿐만 아니라, 주사제는 먹는 약보다 훨씬 비싸다. 그러면, 언제 주사가 필요할까?
일반적으로 주사는
1. 약물이 혈관으로 빨리 들어가야만 하는 아주 심각한 감염증
2. 소화기관의 문제 등으로 약을 먹지 못하는 경우
3. 주사약밖에 제형이 없는 경우
4. 먹는 것으로는 충분한 양이 혈관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
등에 사용한다. 그 외에는 먹는 약으로 충분하다. 효과가 더 있는 지도 모르고 부작용은 더 있고 아프고 비싼 주사. 이제는 병원에서 그동안 일상화 된 엉덩이 까는 일을 그만 두도록 하자.